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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투사

002. 입소대대의 기억.


입영 행사를 마치고서 입소대대 생활이 시작됐다.

간단한 설문지랄까, 개인 신상정보 조사 특기 분류를 했다.

 

나의 특기는 0000.K 카투사.

 

입소대대에서는 카투사 특기를 가진 사람들끼리 모여서 지낸다.

물론 특기가 카투사가 아닌 사람도 몇명은 끼어 있었다.

 

어쨌거나 카투사 특기를 받고 사람들과 같이 생활한다는건 빨리 친해지는 계기가 되었다.

 

입소대대 건물은 70년대에 지은 건물인듯 싶었다.

허름한 건물, 허름한 화장실, 허름한 침상.

 

이게 꿈인가, 현실인가 싶었다.

 

귀국 한달도 아니고 일주일만에 입영.

정말 꿈만 같았다.

 

입소대대에서 군복을 지급받고 어색하게 군복을 입고, 군화를 신고, 모자를 쓰고.

생활의 기초를 배운다.

 

사실 기초랄것도 없다. 그냥 물품 보급받고 쉬었다 가는 곳이나 마찬가지니 말이다.

 

 

입소대대에서 처음으로 불침번이란것을 해봤다.

밤에 잠을 자다가 중간에 깨서 불침번을 서고 다시 잔다는게 새로웠다.

 

누가 말했던가, 군대에서는 줄을 서야 한다고.

나는 거의 앞쪽 침상이었고, 덕분에 좋은 시간에 불침번을 있었다.

초번과 말번이 가장 좋은 불침번 시간대인데, 거의 초번과 말번을 있었다.

 

입소대대에서는 어려운것이 없었다.

가장 어려웠던점은 발을 맞추어 걷는것과, 식사를 빠르게 하는것, 사회에서의 습관을 버릴 없다는것.

그것이었다.

 

월요일부터 목요일 오전까지 계속 입소대대에 있었다.

이때에는 주로 개인 신상정보, 개인이 살아온 경험들을 자필로 기록하게 된다.

나는 쓰는것을 좋아해서 별로 힘들지 않고 즐겁게 작성했지만 다른 동기들은

엄청 짜증내며 있는 , 없는 글을 짜내는등 힘들어 했던것으로 기억한다.

 

이렇게 세세하게 작성하는게 당연한게, 20 넘게 각자 다른 환경에서 살아온 애들을

군에서 파악하고 그에 맞게 관리 하려면, 세세하게 작성해야 한다.

세세하게 적지 않으면 얘가 원래 어떤애인지 알게 뭐람.

 

 

입소대대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일은 사회에서 입었던 (속옷 포함)가지를 박스에 포장하고 집으로 보내는 일이다.

박스에는 "강한친구 대한육군"이라고 쓰여있고, 자필로 주소를 기록한다.

내가 입었던 옷을 가지런히 개에서 박스에 넣고 박스를 밀봉한다.

마치 내가 죽고나서 옷가지를 속에 집어넣는 느낌이랄까?

 

옷을 보내는 나도 기분이 이상했고, 옷을 받아보는 부모님 기분도 이상했겠지.

 

여튼 이것저것 하다보면 입소대대 생활이 끝나고 이제 진정한 훈련병, 훈련소로 넘어가게 된다.

육군 훈련소.

 

목요일 아침, 육군 훈련소로 넘어가던 .

 

진짜 오줌 지리는줄 알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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