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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투사

015. 아플땐?


아플때 이야기를 해볼까 합니다.
사람이 살다가 당연히 아플때가 있지요.
군인도 당연히 아픕니다.

논산 훈련소에 입소하고 나서
새로운 환경에 적응을 하는건지, 아니면 몸이 원체 사람의 몸이 아니었던건지
논산 훈련소 1주차에 엄청난 양의 코피를 흘렸습니다.

시도때도 없이 터져나오는 코피에 훈련소 소대장님은 물론 분대장들도 걱정을 했습니다.

"야 거기 계속 코피나는 애 열외"

첫주차는 뭐 사실 하는건 그냥 "제식"훈련 정도지만 대체 왜 코피가 나는지는 알 수가 없는겁니다.

"너 혹시 밤에 잠 안자냐?"

"아닙니다. 잘 잡니다."

"그럼 밤에 뭐 하냐?"

"아닙니다. 하는거 없습니다."

"그럼 사회 있을때 코피 자주났냐?"

"아닙니다. 처음입니다."

"그럼 뭐냐?"

"잘 모르겠습니다."

그도 그럴것이...................
내가 코피가 많이 나던 사람도 아니고,
밤새고 공부해도 코피 한번 안터지던 사람인데
그 코피나는 이유를 나에게 물어보면 내가 이유를 아나요? -_-;;

결국 코피는 일주일만에 멎었지만,
코피가 왜 났는지는 이유를 모릅니다.

의무대에 가고 싶지만 안보내주니까요.

가장 아픈사람들, 가장 급한 사람들을 최 우선으로 보내다보면 뒤로 밀리기 일수입니다.
한번 의무대에 가려면 나름 치열한 경쟁률을 뚫어야 하죠.


전 좋은건지 나쁜건지, "내성 발톱" 증상이 나타나서 의무대를 갈 수 있게 되었습니다.

간 김에 코피도 물어보고 감기 증상도 있는데 다 말해야지. 라며 다짐을 하고 의무대를 갔죠.
거기에 있는 군의관?을 만나서 진료를 받는건 약 30초 남짓.




"충성!!" <- 육군 훈련소땐 "충성"이라고 했던것 같음 -_-a

"어 그래 어디가 아프냐"

"내성 발톱 증세가 있..."

"봐봐"

(약 5초간 살핀 후)

"어 그래 우리 이거 뽑자, 가서 의무병한테 보여주고 뽑아"

"아, 바로 뽑는 것 입....."

"어, 다음!"






-_-;;; 그냥 그렇게 자의반 타의반으로 발톱을 뽑았습니다.





의무대는 갈 곳이 못되는구나. 왜 다들 군대에서 병원을 안가려는지 조금은 알 것 같다. 라는 생각을 하며
나머지 훈련소 기간 내내 발톱 뽑은 부분 소독받는일 빼곤 의무대 안갔습니다.





이래저래 논산 훈련소를 마치고 KTA로 넘어갔죠.

KTA에서 독감이 한번 크게 유행해서 Sick call을 갔습니다.
Sick call은 의무대와 같은 개념?이라고 보시면 되겠습니다.

아침에 sick call 갈 사람들은 손을 들면 됩니다.
원하는 인원 모두 보내줍니다.

sick call 평균 진료시간은 1인당 15분~20분가량 됩니다.
꼼꼼하게 문진표에 따라서 문진을 하고 그에 맞는 처방을 해줍니다.
다양하게 구비된 약, 다양한 치료 기재 등등...

어째 사회에서 진료 받는것보다 더 성실하게 진료 받는 느낌입니다.

한국군과 미군의 분위기 차이일까요?
무엇이 이런 차이를 만들어 내는건진 모르겠지만... 아무튼 다릅니다.
확실히 다릅니다.

자대에 오고 나서도 아플땐 Aid station을 갑니다.
각 대대마다 Aid station을 가지고 있고, Aid station에서 확답이 안나오는건
CTAS라던가 TMC를 갑니다. TMC에 가면 카투사들을 위해서 한국군 군의관님이
진료를 하고 계십니다. 정말 친절하십니다.

내 생에 이렇게 친절하신 군의관님은 본적이 없습니다.
(사실 봤다고 해봤자 논산 의무대 그분이 전부이긴 하지만 -_-;;)
하나부터 열까지 세세하게 상담해 주시고, 세세한 치료, 사후관리(?)까지 정말이지
논산에서 체험했던 의무대와는 또 다릅니다.

어쨌거나 하고픈 말은...
카투사 입대하고 나서 아픈건 걱정 안하셔도 된다는 점?
좋은 의료 서비스를 받으실 수 있습니다.
군인도 사람이잖아요. 아픈거 무작정 참으라고 하지 않습니다.





덧. 사랑니 발치 및 스케일링은 TMC와는 별개로 덴탈에서 가능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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