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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투사

028. 사격

군인 하면 아무래도 총을 만진다가 가장 크게 다가오지 않나 싶습니다.

남자들이 유일하게 총을 잡아보는 때가 군대 있을 때 아니겠습니까?

실탄을 다루는 것도 그렇고 인명 살상무기로 사람을 죽이는 훈련을 한다는 것이 저에게는 굉장히 크게 다가왔었습니다.

 

1. 사격 무엇이 중요한가

 

논산 훈련소에서 처음 사격을 한다고 했던 날.

도무지 밤에 잠이 안오는겁니다. 별별 생각이 다 들면서 -_-;;

결국 그날 잠을 비몽사몽 자고 사격을 하러 갔습니다.

 

제가 눈이 많이 안좋은편인데 역시나 -.- 표적지가 안보이더군요.

20발을 쏘는데 어쩜 ㅋㅋㅋ 첫 사격에서 20발중에 5발 맞았습니다.

결국 욕을 바가지로 먹고 계속 열심히 PRI 했습니다.

 

더군다나 제 총은 기능고장인 총이라(총몸이 ㅂㅅ)다른 동료와 계속 총몸을 바꿔서 쏘느라 안그래도 정신 없는데 정말 돌아가시는 줄 알았습니다.

결국 두번째 사격땐 12발로 통과는 했습니다.

 

아무래도 사격할 때 가장 중요한 건 어깨 견착과 호흡, 정교한 손놀림, 강한 집중력인 것 같습니다.

 

K2가 은근히 반동이 심해서 사격이 끝나고 났을 때 제 오른쪽 눈 아래엔 시퍼런 멍이 들어 있었다는 후문이 (안보이니까 자꾸만 눈을 점점 가까이 가져갔고 총기 반동으로 눈을 계속 얻어 맞으면서 눈엔 멍이-_- 제 옆자리 전우도 저랑 같은 상황이라 눈엔 시퍼런 멍이)

 

2. 훈련소에서 사격 할 때

 

훈련소에서 사격 할 때는 특히나 조교의 통제에 잘 따라야 합니다.

까불고 장난치다가 총맞고 죽는수가 있으니까요.

따로 사격장에서 방탄조끼를 입지는 않습니다. 그냥 맨몸으로 도전!

 

총기 소음을 막아줄 귀마개는 돌아가며 씁니다. 그리고 탄피, 이거 중요하죠. 한국군에선 일단 중요합니다. 탄피 회수기를 장착하고 총을 쏘게됩니다. 탄피를 잃어버리게 되는날엔 그거 찾을때까지 복귀 못합니다. -_-

 

훈련소에서 사격할땐 페이퍼 사격이 아니라 팝업 타겟을 쏘게되는데 멀중가중가인가? 뭐 아무튼 막 멀리 있는거부터 시작해서 표적이 하나 하나 일어납니다. 그럼 그냥 그거 조준하고 쏘면 됩니다. 어려울건 없는데 전 그게 왜 그리 어렵던지 -_-;;

 

그냥 이런거밖에 기억이 안나네요.

 

3. 자대에서 사격

 

일단 KTA에서 사격을 한차례 더 하게 됩니다. 이때는 M!6을 받아서 M16으로 사격을 하게되는데 M16이 확실히 잘맞습니다. 반동도 적고 말이죠.

KTA에서는 총 40발을 쏘고, 그중에 28발인가?를 맞춰야 PASS를 하게되고, 만약 FAIL을 하게되면 여러분의 생지부 표지에 딥다 크고 빨간 글씨로 사격 FAIL 이라고 적히게 됩니다. 그리고 그 봉투를 여러분 자대의 선임병장과 지원대장님이 보게 되지요. (이건 PT FAIL도 마찬가지 입니다) KTA에서 사격할 때 열심히 잘 하시길 빕니다.

 

자대에서도 사격을 참 많이도 했습니다. 진짜 많이 나갈땐 3주에 한번씩 사격을 나갔는데 토가 나올 지경이었죠. 제발 실탄을 그만 쐈으면 좋겠다 (공포탄은 말할것도 없구요 -.-)라는 생각이 들었었습니다. 자대에서는 주로 페이퍼 타겟을 쏘게됩니다. 페이퍼 타겟이 팝업 타겟보다 맞추기도 쉽고 좋습니다. 페이퍼 타겟이란 종이에 표적지가 그려져 있는 것을 말합니다.

 

한번은 임진강 넘어 판문점 근처에서 사격을 하게 되었는데, 이곳은 페이퍼 타겟이 아닌 팝업 타겟이 구비된 최신 시설이었습니다. 당연히 논산처럼 팝업이 하나 하나 올라올 줄 알았는데 이건 몽미??

 

타겟이 두개가 동시에 올라오고 내려가더군요. 안그래도 팝업에 쥐약인데 죽는줄 알았습니다. 한여름에 땀은 비오듯 흐르고, 타겟은 7? 8초만에 두개 올라왔다가 내려가지, 위에 관제탑에선 똑바로 안쏘냐고 소리지르고, 타겟은 안보이고 -_- 울뻔했습니다.

그래도 어찌어찌 옆에서 NCO가 도와줘서 통과는 했습니다만 팝업 타겟은 두번 다시 쏘기 싫습니다. -_- 누가 뭐래도 페이퍼 타겟이 최고입니다.

 

자대에서도 사격 기준은 똑같습니다. 40발을 쏘게되고 이중에 23발인가?를 맞추면 PASS를 하게 됩니다. 많이 맞추면 샤프 슈터 뭐 이런 이름이 붙게 되는데 그건 그냥 이름일 뿐.

 

, 자대에선 M4 M16을 쏘게됩니다.

 

4. 머신건

 

일단 라이플이 아닌 머신건 사격도 있습니다.

머신건 사격은 주로 종합 훈련을 갔을 때 하게 되는데 50CAL부터 시작해서 다양한 총을 쏘게됩니다. FPS게임을 안해서 모르겠는데 그 게임 즐겨하는 후임들은 머신건 사격할떄 좋아 죽더라구요. -.- FPS 좋아하시는 분이면 꼭 전투병과로 오시길.

 

5. 그래도 무엇보다

 

자대에서 사격할 땐 별 갈굼 없이 성공 할 때까지 기회를 줍니다. 한번에 총알을 뭐 몇 천발씩 가져가니까요. 사격할땐 항시 방탄(IBA)을 챙겨 입어야 하고 사격이 끝난뒤, 사격장을 정리할땐 탄피를 모두 회수하지 않고 일부만 줍습니다. 그냥 눈에 보이는 것만 줍습니다. 이건 한국군에 비해서 상당히 좋습니다. 무게만 규정만큼 채우면 더 이상 줍지 않습니다. 그렇다고 탄피의 반출이 허용되는건 아닙니다. 사격이 끝나면 옷 주머니 다 털어서 숨긴 탄피가 있는지 없는지 철저하게 확인 합니다.

 

그래도 무엇보다 자랑스러운건 카투사가 항상 미군보다 사격 성적이 월등하게 좋다는 점 입니다. 카투사는 한번에 사격을 합격하고, 한번에 합격하면서 40발중에 40, 35, 막 이렇게 쏘다보니 미군들이 카투사를 상당히 우러러 봅니다. 미군들은 한번에 통과하는 애들은 거의 드물고(없다고 보는게 맞을겁니다. 심지어 영점을 이틀에 걸쳐서 잡는 애들도 있으니까요) 사격 통과를 하더라도 맞추는 발 수는 25발 정도에 불과합니다. 자랑스러운 카투사, 미군에게 뒤지지 않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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