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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투사

025. 단체 생활?

이번에는 카투사끼리의 생활에 대해서 이야기 해볼까 합니다.

 

들어가며 - 미군의 생활 방식을 그대로 따르고 있는 카투사이기 때문에 아시다시피 내무생활이 없습니다. 내무생활이 없다고 함은, 한국군 논산 훈련소 처럼 다같이 모여서 사는 생활이 아니라는 뜻 입니다.

 

1. 각방 생활

 

각자 개인 방에서 개인 생활을 하다보니 장점도 있고 단점도 있습니다.

보통은 21실 생활을 하게 됩니다. 한 방에 두명이 사는 경우도 있고, 각방에서 각자 살면서 화장실과 부엌만 공유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후자의 경우는 NCO(하사관)들이 사는 배럭(막사)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NCO는 보통 11실 생활을 합니다. 혹은 12실 생활을 하기도 합니다.

생활 환경은 각 부대마다 다르기 때문에 일괄적으로 이렇다고 말하기는 어렵습니다.

 

2. 각방 생활의 장점

 

이런 생활 구조는 개인의 프라이버시 보장은 확실히 된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물론 같이 사는 룸메이트가 있는 경우에는 그 룸메이트와 프라이버시를 공유 하겠지만요.

 

편안한 침대에서 잠을 잘 수 있다는 점, 나만의 TV가 있다는 점, 나만의 화장실, 나만의 샤워실 나만의 등등등 이러한 장점도 있습니다.

 

주말 같은 경우 집에 가지 않았을 때 부대에 남아서 잠을 자거나 쉬게 되는데, 각방 생활이 아니라면 어떻게 했을까 라는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3. 각방 생활의 단점

 

이 장점을 제하고 나면, 단점이 나타나게 되는데 대표적인 단점으로는 카투사 중대원들끼리 서로 잘 융화되지 못한다는 단점이 있습니다.

 

3-1. 단체생활 의미 저하

 

단체생활은 중대 업무 뿐만 아니라 내무생활까지 연계된다고 생각합니다. 본인 집에서 생활 할 때 와는 다른 내무생활, 20명 가량의 전우들과 같이 잠자고 부대끼며 생활하면서 진정한 단체생활을 체험한다고 생각합니다. 이런 생활이 불편하기도 하겠지만(논산 훈련소에서만 이러한 생활을 해서 진짜 불편한지 어떤지는 사실 저는 알길이 없습니다) 이러한 생활을 통해서 서로를 배려하고, 어떨때는 본인의 마음을 숨기기도 하고, 사회 생활을 배운다고 생각합니다. (나쁜쪽으로 바라본다면 사회의 때가 묻는다고 할까요)

 

개인방에서 개인 생활을 하다보니 확실히 단체생활 의미의 저하가 있습니다.

일반 한국군에서는 상상할 수 없는 일들이 벌어지기도 하니까요.

 

3-2. 버디버디

 

처음입니다. 처음 자대 전입했을때만 약간의 선후임 관계?랄까 이런게 있을뿐, 시간이 지나면 서로 그냥 친구처럼 버디버디화 되는 것을 많이 목격했습니다. 계급이 낮을때는 이런 것이 좋을수도 있으나, 계급이 높아지면서 점점 이건 아니다라는 생각을 하는 사람들이 많아집니다. 물론, 친하게 지내는게 나쁜 것은 아닙니다. 당연하죠. 같이 보내는 2년간의 군생활인데 친하게 지내는 것은 좋습니다. 하지만 그 친함이 지나쳐서 선임이 무엇을 지시하면 이행하지 않는다거나, 선임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삐쳐버리거나 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상식적으로 전 이해가 되지 않습니다만 제가 너무 유연하지 못한건지도 모르겠습니다.

 

3-3. 독이 될 수 있는 생활

 

내무생활을 하지 않다보니 업무시간 이후에 특별한 일이 없다면 개인방에서 개인 시간을 보내게 됩니다. 주로 짐(GYM)에 가서 운동을 하거나 개인 방에서 독서 및 공부를 하며 시간을 보냅니다. 혹은 외출을 해서 피씨방에 가기도 하고, 노래방에 가기도 하고, 당구를 치기도 합니다. 여가시간이 생기다보니 이 여가시간을 어떻게 활용하느냐에 따라서 약이 될 수도, 독이 될 수도 있습니다. 물론, 여가시간 역시 각 부대의 여건, 상황에 따라서 많아질 수도, 적어질 수도 있습니다. (피씨방과 노래방, 당구장은 독이다 라는 이야기는 아닙니다)

 

3-4. 중대원 얼굴이 가물가물

 

같은 중대이지만 소대가 다르고 자신이 속한 shop이 다르다 보면 얼굴을 마주치기 힘든 경우도 많습니다. 제가 있는 부대는 미군과 카투사의 비율이 10:1 정도인데 이처럼 카투사가 소수이다보니 하루에 다른 소대 카투사들을 아이에 못만나는 일도 비일비재 했습니다. 따로 시간을 내서 같이 밥을 먹는다던가, 운동을 간다던가 하지 않으면 마주칠 일이 없었습니다.

 

 

3-5. 인격적 미성숙

 

여러 다양한 환경에서 자란 사람들이 만나는 육군과는 다르게, 카투사에 오는 사람들을 잘 살펴보면 거의 비슷한 환경에서 자란 사람들이 많습니다. 부족함 없이, 자기가 하고싶은 대로 하고 자란 사람들이 많다보니 인격적으로 미성숙한 사람도 많은 것 같습니다. (일반화는 아닙니다. 그저 제가 느낀바를 서술한 것이니 이에 대한 오해는 없으셨으면 좋겠네요) 군대에서 인격을 다지고 나간다면 좋을테지만 위에서 이미 서술한대로 상황이 이렇다보니 오히려 개인주의적 마인드를 더 키워서 나가는 경우도 있는 것 같습니다. 남을 배려하는 생활을 배우기에는 이 생활은 좀 무리가 있지 않나 싶습니다.

 

 

 

어째 쓰다보니 단점만 잔뜩 나열하게 됐군요.

개인적으로 생활하면서 느꼈던 점을 나열하였다는게 맞는 표현 같습니다.

어쨌거나 이런 생활, 나쁘진 않았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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