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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투사

027. 야전 훈련

오늘은 메모리얼 홀리데이 기념으로 야전 훈련에 대해서 포스팅 해보겠습니다.

 

 

1. 나 아직 신병인데

 

제 블로그의 옛날 글을 보다보면 제가 아마 전 전투부대 안갈줄 알았다는 포스팅을 한 적이 있을겁니다. (없나요?)

아무튼간에 자대 전입을 하고 첫 외박을 다녀오고, 그로부터 며칠 지나지 않아서 야전 훈련을 나간다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12월 초중반에 자대에 전입했고 1월 초순에 첫 훈련을 나가게 되었습니다.

이럴수가 훈련이 많다고 소문이 자자했는데 오자마자 훈련 이라니!!

 

2. 훈련에 뭐하는데?

 

훈련은 기본적으로 쌩 필드에서 생활하는 FTX(Field Training Exercise)와 잘 갖추어진 훈련장에서 훈련하는 거너리(Gunnery) 훈련이 있습니다. FTX는 그냥 아무데나 텐트 치면 그게 훈련장입니다. 거너리 훈련은 모처에 만들어져 있는 종합 훈련장에서 약 한 달간(길어지면 두달도) 부대 전체가 이전하여 훈련을 하는 것입니다.

 

2-1. FTX

 

FTX 훈련때는 텐트를 칩니다. 이게 한국군에 있는 A형 텐트 인가요? 논산 훈련소에서 숙영 할 때 처음 쳐보게 되는 그 조그마한 텐트 그것과는 다른 큰 텐트 입니다. 한 개 소대인원 전체가 다 들어갈 수 있습니다. 그 텐트 안에는 새마을천(논산에서 숙영할땐 이걸 바닥에 먼저 깔았습니다. 정체는 뭔지 저도 모릅니다. 그냥 새마을천이라고 하더군요)을 까는게 아니고 그냥 흙바닥에 COT이라고 하는 간이 침대를 설치합니다. 1인당 1개씩 인데, 이게 처음엔 불편해서 그냥 바닥에서 자고싶다 하지만 계속 쓰다보면 편합니다. 겨울철인 경우는 텐트 안에 난로도 설치합니다. 난로를 피울 경우에는 한국군처럼 불침번을 세웁니다. Fire Guard라고 합니다.

 

화장실은 이동식 간이 화장실이 설치됩니다. 식사의 경우는 영내에서 FTX 훈련을 할 경우에는 인근 디팩(DFAC)에서 Hot Chow(핫 차우)가 아침/저녁 배달됩니다. 점심 시간엔 식사가 제공되지 않으므로 MRE, Jimmy Dean, Heater Meal을 먹습니다. 개인적으로 MRE는 메뉴가 많아서 좋고, Heater Meal은 음료나 사이드 메뉴가 좋아서 먹고, Jimmy Dean은 음료가 맛있어서 먹습니다. (무슨 덕후 같은-_-;;)

 

훈련장에선 항시 Full Battle Rattle로 있어야 합니다. 풀 배틀이 무엇인지는 자대에 가시면 알게 될 겁니다. (모르시는 분들도 있겠지만요. IBA를 비롯한 모든 장구를 착용 하는 것을 말합니다)  화장실에 갈 때도 총들고, 방탄 입고, 캐블러 쓰고, 이것저것 챙기고서 가야하기 때문에 최대한 참는 편입니다. 모든이가 참습니다. 인내, 그리고 내 자신이 성숙해지는 시간이지요.

 

FTX는 약 1주일가량 하는게 보통이고 길면 2주도 합니다.

FTX에 관련된 에피소드로는, 신병때 나갔던 1월 한겨울 FTX였는데 어찌나 추웠는지 Canteen(수통)에 들어있는 물이 모두 얼어버렸고, Camel bag(캐멀백이라고 물 집어넣는 물가방이 있습니다)에 들어있는 물도 모두 얼어버리고 심지어 식수통인 Water Buffalo에 들어있는 물 마저 얼어버렸드랬습니다. 덕분에 씻지도 못하고 물도 못먹는 그런 훈련 컨디션이었지요.

 

게다가 MOPP LEVEL까지 발효되어서 JSLIST(앞에서 포스팅)까지 입고 풀배틀 하고 상당히 불편 했었습니다.

 

신병이니 오죽 하겠습니까. 정신은 하나도 없지, 선임들 눈치보랴, 영어 안들리는데 명령 따르랴, 뭐하랴 진짜 몸이 세개였으면 좋겠다고 생각하는 와중에 화장실이 가고싶은겁니다.

 

말했듯이 몸이 상당히 둔한 상태라서 화장실을 못가고 있었는데 기회는 찾아왔습니다.

모두들 잠든 밤을 틈타서 풀배틀을 하지말고 화장실을 다녀오자!

절 제외한 모든이들(미군/카투사)이 선임인 가운데 탈출을 감행했습니다. 다행히도 그때 제 텐트안에 있던 불침번은 꾸벅꾸벅 졸고 있었고, 신병이 용감하게 풀배틀을 하지 않고 캐블러만 살짝 쓰고 탈출을 했습니다.

 

오오오! 안들켰다!

 

빠른 걸음으로 이동식 간이 화장실을 향해 가는데 저 멀리서 불빛이 보이는겁니다.

순찰 가드 하고있는 애들이 다가오네요. -_-;;

 

최대한 어두운곳으로 다가가서 바짝 엎드렸습니다.

으아 돌덩어리들 춥더구만요. 아무튼 순찰도는 애들도 무사히 따돌리고 화장실에 입성 했습니다. 지금 생각해도 감동 ㅠ_ㅠ 사실 생각해보면 미쳤죠. -_-;; 걸리면 어떻게 될라고;

 

이게 훈련기간 화장실에서 똥-_-싼 처음이자 마지막이었습니다.

 

2-2. 종합 훈련

 

종합 훈련은 한 달간 진행되는데(두 달도 해봤습니다) 훈련장에 에어컨, 히터가 나오는 배럭은 물론 모든 시설이 갖추어져 있습니다. 샤워실, 화장실, 침대, 디팩, 심지어 스낵바, PX도 있습니다. 훈련 시설이 좋다 보니 한 달 있는 것도 그다지 나쁜 편은 아닙니다. 그렇다고 좋은 것도 아니구요. 그냥 그렇습니다.

 

종합 훈련장에선 뭐 별거 다합니다. 에이브라함 탱크 사격도 하고, 브래들리 전차 사격도 하고, 개인화기 사격도 하고, C4도 터뜨리고, 슈팅 하우스 훈련도 하고 아무튼 간 할 수 없는거 빼고 다 합니다. 헬기 사격장도 있어서 아파치 헬기들이 와서 사격을 하기도 합니다.

 

글쎄요 종합 훈련장에선 심하게 고생한건 없어서 딱히 서술할건 없고, 예전에 훈련 사진이라고 포스팅 했던거에서 사진첩이 있을겁니다. 거기에 보면 사진이 있으니 그걸 참고하시면 되겠네요.

 

3. 힘든가요??

 

훈련이 힘든가요?? 라고 묻는다면 예, 훈련은 힘듭니다 입니다.

훈련이 안힘들면 그건 훈련이 아니라 소풍 혹은 수학여행, MT아닐까요?

당연한 질문이 아닌가 생각됩니다. 같은 맥락으로 논산 훈련소 힘들어요?? 이것도 -_-;

훈련소는 훈련을 하는곳이니 당연히 힘들겠지요.

 

하지만 자대에서의 훈련은 논산 훈련소 훈련보다 재미있습니다.

그거 하나는 보장해드립니다. 재미있고, 다른곳에서 못하는 체험들도 할 수 있습니다. 저도 여기 아니었으면 언제 제가 이런걸 해볼까 싶습니다. 저에게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고 생각됩니다. , 젊어서 고생은 사서도 한다고 하지 않습니까? ^^

 

4. 또 다른 참고 사항으로는

 

훈련에 관해서 좀 더 궁금하시면 OBS에서 예전에 방송했던

국군의 날 기념 다큐멘터리 카투사가 있습니다.

그게 저희 부대 이야기이고 제가 여기에 언급한 내용입니다. 그 다큐멘터리를 참고 해주시면 좋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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