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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투사

026. 미군이랑 살면서


미군이랑 살면서 느낀 미군에 대한 이야기를 해보겠습니다.

이건 어디까지나 '미군'에 관한 이야기이지 '미국인'에 관한 이야기는 아닙니다.
오해하지 마시길~


1. 인종 구성

미군들을 보면 다양한 인종이 있습니다.
백인, 흑인, 황인, 히스패닉, 등등등 정말 여러가지 다양한 인종을 볼 수 있습니다.
그 인종들 역시나 각기 살아온 환경, 자라온 환경이 다르니 다양한 문화, 다양한 사고방식을 가지고 있습니다.

2. 유형

보병대대에 있기 때문에 보병을 기준으로 설을 풀어보자면,
미군의 군사 주특기는 점수별로 선택할 수 있습니다.
보병은 가장 낮은 점수로 올 수 있는 주특기이고,
보급병이라던가 의무병은 점수가 좀 높아야 지원할 수 있는 주특기 입니다.
(점수라 함은, 미군 처음 입대해서 훈련소에서 치르는 IQ검사 비슷한 시험의 점수 입니다)
(한국군도 논산에 처음 입대하면 입소대대에서 IQ검사 비슷한것을 치릅니다. 항상 카투사들 평균이 높다고 말씀하시던 입소대대 검사관의 말이 생각나네요)

이러한 특성상 보병대에는 좀 모자라는 애들이 많습니다.
스펠링을 몰라서 제가 알려줘야 되는 애들도 있고 -.-
가방끈이 짧은 애들도 있고, 사고치고 온 애들, 뭐뭐 등등등
다양한 사연을 가진 애들이 많습니다.

하지만 얘들이 착하기는 정말 착합니다.
단순하다 보니 그만큼 순진하고 착합니다.

착하고 순진한 아이들 뿐만 아니라 좀 못된 애들도 간혹 있습니다.
한국을 삐딱한 시선으로 본다거나, 카투사들 영어 잘 못한다고 카투사 전체를 싸잡아서
욕하는 아이들, 한국어 쓴다고 ㅈㄹ하는 아이들, 인종차별 하는 아이들 뭐 다양합니다.

인종차별 비슷한 에피소드로는

평소에도 좀 백인 우월주의인 백인 녀석에게

"오늘 저녁 같이 먹으러 나갈래?" 라고 물었습니다.

"뭐 먹을건데?"

"고기부페 가서 고기 먹자"

"거기 테이블 있어?"

"아니 신발 벗고 들어가서 먹는곳이야"

한국 사람들은 밥을 왜 바닥에 앉아서 상펴고 먹냐고,
그렇게 먹는건 개나 고양이 같은 동물이나 바닥에서 먹는거지, 사람은 식탁에서 먹는거라며
한국 비하 발언을 하더군요.
제가 그 말을 듣고 바닥에 주저 앉아서 과자를 까먹으며

"야, 나 지금 이렇게 먹으니까 나 개야?" 라고 대응을 했고 -_-;

"아니, 너가 개라는건 아니고 사람은 식탁에서 먹는다는걸 이야기 하려는거야"

"한국 사람들은 바닥에 상 펴고 먹어. 그게 한국 문화고 테이블에서 먹는건 너네 문화지. 사람이라고 다 테이블에서 먹는거 아니다"

저렇게 말이 오고가는데 누가 중간에 말을 끊게 만들었고,
저 상황을 지켜보던 다른 미군이 EO sergeant에게 보고를 해서
그 백인이 좀 많이 혼났던 에피소드가 있었습니다.

이래저래 인종차별을 대놓고 받는건 아닌데, 인종차별적인 대우가 있긴 있습니다.

이병, 일병땐 아... 내가 이런 대접 받으려고 여기 온건가 라는 생각에
고민도 많이 했었는데, 시간이 지나니 그냥 얘들은 원래 이런 애들이란 생각이 들면서
거기에 맞는 대처법을 찾게 되더군요. ㅎㅎ


3. 주말엔 방에

얘들은 부대 밖으로 나가는걸 좀 무서워하는 편입니다.
촛불시위도 그렇고 한국 사람들이 자기네를 싫어한다고 생각하는 애들이 많고,
항상 안전교육때 빠지지 않고 나오는게 한국 촛불시위 및 반미시위 이야기 입니다.
어쨌든 이러저러한 이유로 인해 이녀석들... 주말엔 방에 쳐박혀서
워크래프트 따위의 게임을 하며 술을 진탕 먹습니다.

부대 밖으로 나간다고 해도 꼴랑 부대 앞 클럽에서 술먹기 밖엔 없습니다.

이러한 아이들을 데리고 서울에 가주면 정말 좋아합니다.
좋아하는 장소로는 강남역, 코엑스, 압구정, 종로, 명동을 좋아합니다.
아, 전쟁기념관도 좋아하구요. 이태원, 홍대도 빠질 수 없습니다. ㅎㅎ

하지만 대부분의 카투사들이 주말엔 집에 가기 때문에,
얘들이 카투사에게 주말을 할애해서 나와 함께 서울에 가주라. 라고 부탁하는걸
부담스러워 하는 편입니다.

주말에 집에 가지 않고, 이 친구들과 서울에 가자고 먼저 제의하면 정말 좋아합니다.
이런게 한미 우호의 최전선에 서있단건가 싶기도 하고 뿌듯하기도 합니다.

4. 1년 뒤엔 미국으로

얘들의 계약기간은 1년으로, 1년이 지나면 추가적으로 복무 연장 신청을 하지 않으면
미국으로 돌아가게 됩니다.

카투사는 2년을 복무하고, 미군은 1년을 복무하기 때문에
자대 전입하고 친해진 미군들은 1년이 지나면 미국으로 떠나기 마련입니다.
이런 친구들과는 facebook을 이용해서 지속적으로 연락을 주고받고 합니다.

너무 많은 친구들이 미국으로 다 떠나버려서 아쉽긴 하지만
올 겨울엔 미국에 가서 얘들을 만나려는 계획을 가지고 있습니다.

5. 다 같은 사람

결국엔, 한국 사람이든 미국 사람이든 다 똑같은 사람입니다.
피부색 다르고 몇몇개만 좀 다를뿐이지 똑같은 사람입니다.
얘들도 우리와 똑같은 사람으로 대할때 얘들도 우리를 똑같은 사람으로 대하지 않을까 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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