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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투사

031. 뒤 돌아서 가장 생각나는 것


전역하고 뒤 돌아서 군생활을 생각해보면
참 의외의 것들이 생각나는 것 같습니다.

복학 준비를 하면서 교재도 사고
수업 예습도 하고 이것저것 하다보니

'아, 배럭에서 맘 편하게 누워있고 싶다' 라는 생각이 절로 듭니다. -_-;;;

전역한지 얼마 되진 않았지만
지금 이 시점에서 가장 생각나는 것 몇가지 적어 보겠습니다.



1. 아침 식사

집에 있으면서 아침을 잘 거르는 편 이었습니다.
덕분에 논산에서 매일 아침밥을 먹는 습관 기를때 정말...
고생했지요. -_-;;

입맛은 없어 죽겠는데
밥은 의무 배식이고
남기면 ㅁ녀엎;마우ㅠ;ㅣㄹ마어ㅠㅎ;ㅣㅏ무쟈ㅐㄷ;ㅏㅣ윻 이런 소리듣고...

논산의 아침 식사는 절대 그립지 않습니다.

KTA, 그리고 자대에서 먹은 아침 식사는 정말 좋았습니다.

주된 메뉴로는 삶은계란 2개(혹은 오믈렛 또는 오버이지 계란 후라이), 베이컨(칠면조 베이컨), 소시지, 해시 브라운
김치바에 배치되어있는 깻잎, 김치, 밥+간장+참기름 조합물.

이렇게 아침 식사를 했는데,
아침먹기 싫어하는 제가 꼬박꼬박 가서 먹을 정도로 맛있었습니다.
크아...

집에서 저렇게 해먹기엔 무리가 있고 -_-;;
저 아침 식사가 참 생각납니다.

전역 전날엔 '전역하면 이거 먹지도 못하는데 꼭 가서 먹자'라며
동기와 의기투합 했던 일도 생각나네요. ㅋㅋ



2. 아침 PT


아침 PT역시 고역이었습니다.
육군보다 빠른 시간에 일어나서
아침마다 거의 10km에 육박하는 거리를 달린다는게 -_-......

물론 하고나면 개운은 하지만, 군인일땐 어찌나 아침에 일어나기가 싫던지 ㅎㅎ
알람시계가 울때마다 시계를 부수어 버리고 싶은 심정이었습니다.
하지만 -_- 끝나고 나니 역시나 가장 생각나는 것 중 하나네요.

월요일, 수요일은 달리기
화요일은 근육운동
금요일은 달리기+근육운동

PT 테스트는 한달에 한번 봤고.
아으 ㅋㅋㅋㅋ

소름 돋습니다.


3. 미군들과 술마시기

맥주를 좋아하는 미군 친구들과 어울리다보면
자연스레 맥주를 얻어먹곤 했는데 이 맥주의 맛이
동네 편의점에서 파는 수입맥주의 맛과는 확실히 달랐습니다.

그 맥주의 맛에 매료돼서 심심하면 그 친구방에 놀러가서
"나 맥주좀...-_-" 했던게 생각납니다.

이 친구가 미국으로 돌아가기전에 밀러 맥주를
30병 가까이 선물로 주고 갔는데, 아... 그때 정말 폭풍 감동이었습니다. ㅋㅋㅋ
저는 그 친구에게 선물로 한국 부채, 티셔츠 등등을 줬구요.
뭐... 서로 기억에 남지 않았나 싶습니다.

쩝... 밀러 맥주 마시고 싶네요.


4. EBS 영어 교육방송


무슨 이유인지는 모르겠는데
(뭐 부대안에 있는 카투사들을 위해서겠지만)
티비 채널중에 EBS 영어교육 채널이 있었습니다. (채널 8번)

사회에 있을땐 보지도 않던건데,
이 채널이 그렇게 재미 있는겁니다!
그 어느 공중파 채널보다도 ㅎㅎㅎ

좋은 표현들도 많이 나오고,
실생활 용어들이 많이 나와서 꽤 재미있게 시청했던 기억이 납니다.

물론, 지금은 보지 않고 있습니다. -_-



5. 훈련장


훈련장에 한달정도 훈련을 나가면
그곳에 있는 미군PX를 이용할 수 있었습니다.

전... 그래서... 훈련 나갈때면 미리 달러로 환전을 마치고
기대에 부풀어 있었습니다.

에너지 드링크부터 시작해서 각종 맛의 게토레이, 칩, 육포 등등... -ㅠ-
먹느라 정신을 놓는 훈련이었습니다. ㅋㅋㅋㅋ

언제부턴가 그 훈련장에 있는 PX도 카투사 구매 금지로 바뀌었다더군요.
카투사가 너무 많이 사먹어서 미군들에게 팔 물건이 없다. 가-_- 훈련장 PX 카투사 구매 금지의
이유였습니다. 한국인 점장이 정한 규정인데 참 어이없다고 생각했습니다.

아무튼, 지금은 어떻게 됐는지 모르겠지만 제가 있을땐 구매가 가능해서
너무너무 좋았습니다.
훈련의 낙 이랄까요... 금단의 구역에 들어갈 수 있는 쾌감? ㅋㅋㅋ




아... 짜잘짜잘한 기억들이 새록새록 합니다.
30일부터 개강하고 학교에서 수업 듣다보면 더더욱 생각 나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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