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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투사

005. 카투사 교육대(KTA)

논산에서 한국군 기초 군사훈련이 끝나면

모처에서 기차를 타고 카투사 교육대(KTA) 이동을 한다.

 

KTA 가는 기차 안에서 먹는 한국군 전투식량이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맛보는 한국군 전투식량이다.

하도 없다는 이야기를 많이 듣고가서 먹기전에 겁먹었었는데, 먹어보니 나름 맛있던데?

꽁치 어쩌고저쩌고, 김치 어쩌고 그런거였는데 당시엔 미군부대로 넘어간다는 기대감과

이제 뭔가 새로운 세상이 펼쳐질 같은 느낌에 맛있게 먹었던것 같다.

뒷처리는 간단하게 그냥 식량이 담겨져 있던 상자에 집어넣고 버리면 된다.

 

KTA 가는 기차에서의 백미는 논산에서 서울로 올라가면서

서울이 가까워 수록 내가 아는 익숙한 풍경이 펼쳐진다는 것이다.

 

수원을 지나고 신도림을 지나서 용산을 지날땐 거의 절정이었다.

 

아아아아아악!!! 내리고 싶어!!!

여기 집에서 가까운곳이잖아!!!!

학교다!!!! 등등

 

여기저기서 비명이 터져나오고, 안타까움의 탄식이 흘러나온다.

기차안의 시공과 기차밖의 시공이 서로 다른것 같은 느낌을 받는달까?

 

지금도 기억 나는건, 기차에 앉아서 창밖을 보고있는데 회기역이었나?

그쯤에서 꼬마 아이가 플랫폼에서 내가 타고있는 기차를 보고는

어설프게 경례를 하며 한손으로는 손을 흔들며 인사를 해줬던게 기억난다.

 

진짜 내가 군인이야!!! 라는걸 일깨워준 꼬마에게 자리를 빌어서 감사의 인사를......

 

어쨌거나, 기차가 멈추고 이제 우리는 한국군에서 8군으로 인계된다.

다른 군복, 다른 언어 등등등 모든게 새로웠다.

 

기차에서 내려서 소대를 배정받고, US ARMY 번호판을 달고있는 버스를 타고

KTA 이동한다. (나는 다른 기수와 다르게 306보충대 대기를 하지 않았다)

 

KTA 도착해서는 그저 눈이 휘둥그레질뿐.

처음보는 건물들, 처음보는 풍경.

 

이게 한국인가 미국인가 싶었다.

많은 외국인, 한국말이 아닌 영어.

 

KTA 가장 힘들었던건 잠이 모자른게 가장 힘들었다.

취침시간은 보통 9시부터지만 ELT 클래스 숙제가 있으면

숙제를 하고 공부를 하다가 늦게 잠들기 십상이었고,

아침 기상은 4시쯤에 했으니 잠이 모자른건 당연지사.

 

그리고 영어가 안들려서 처음에 엄청 고생했다.

논산 훈련소 5(입소대대 포함 6) 영어귀를 막귀로 만들어놓은건가 라는 생각도 들었다.

하지만 이건 시간이 지나면 자동으로 해결된다.

 

PT 테스트는 힘든건 아니고 할만했다.

하지만 입대전에 미리 준비하지 않고 동기들은 힘들어했다.

혹시나 카투사로 입영 예정인 사람이 글을 본다면 다른건 몰라도 PT 준비하고 오는걸 추천한다.

 

... KTA 밥이 맛있다.

KTA 미군 부사관 교육대와 같이있기 때문에 밥이 나온다.

부대의 이름을 따서 "잭슨 버거"라는 애칭을 가지고 있는 햄버거는 지금도 생각난다.

잭슨 버거를 먹기 위해서 서로 경쟁하고...ㅋㅋㅋ

 

그리고 뭐가 있을까...

한국군은 모포로 각을 잡고, 미군은 침대 벙커 각을 잡는다.

벙커 각을 잡아놓고 위에서 자면 각이 흐트러지기 때문에 바닥에서 자는 애들도 있다.

나는 그냥 그런거 상관없이 벙커 각잡고 위에서 잤다.

아침에 다시 만지는게 귀찮기는 하지만, 딱딱한데서 자기는 죽어도 싫었기에.

 

 

 

KTA에서 처음 접하는 미군 문화라던가 모든게 신기했다.

제식만 하더라도 한국군과 완전 다르다.

한국군에서 배운 제식을 다시 미군식으로 바꾸느라 먹었다.

가장 인상깊었던건 행진이라고 해야하나?

마땅한 한국군 단어가 생각이 안나는데, marching할때 한국군처럼 모든 사람이 하나처럼 보이도록

같이 맞출 필요가 없다는게 신기했다. 개인만 하면 됐다.

 

 

그리고 군복, 군복도 편했다. 군화도 마찬가지.

고어텍스 군화는 오래 신고 있어도 발이 아프지가 않았다.

논산에서 한국군 군화 신고는 내성발톱 생기면서 엄청 고생했는데,

군화 바꾸고 나서는 그런 문제가 전혀 없다. 지금까지도;;

 

군복도 단추가 아닌 지퍼에 벨크로라서 입고 벗는데도 빠르고 편하고 좋다.

그리고 계급장이나 명찰을 가뜸하지 않아도 된다는게 최고의 장점이다.

논산에선 가뜸하느라 내가 바느질을 배우러 군대에 온건가? 라는 생각도 들었었다.

 

어쨌거나, KTA 논산보다 편했다.

주로 영어를 배운다는 느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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